인터뷰 ① TV조선 뉴스9 앵커 신동욱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절제된 진행 TV뉴스 광화문 시대를 열다

글 : 이일섭 조선뉴스프레스 기자  |   사진 : 이경호

[TV조선 뉴스9]의 시청률을 9%까지 끌어올리며 가장 진정성 있는 뉴스 앵커로 평가되고 있는 신동욱과의 만남. 코로나19 팬데믹과 부동산 시장의 폐해, 보궐 선거의 갈등과 경기 불황에 대한 전망 등 한국 사회의 또 다른 고비가 이어지고 있는 2021년 오늘, 첨단 뉴스룸의 리더가 건강과 평정심을 지키는 방안에 대해 들려준다.
뉴스 시청률, 전체 2위·종편 1위로

신동욱 앵커가 TV조선의 뉴스룸을 이끈 지 3년여가 되고 있다. SBS의 최장수 앵커로 활동했던 그가 돌연 광화문으로 근거지를 옮겼을 때 사람들은 사뭇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보였다. 하지만 신동욱은 ‘시청자만을 위한 앵커가 되겠다’는 이적의 변을 들려주며 달라진 환경에 집중했고 그가 진행하는 [TV조선 뉴스9]은 SBS와 MBC 등 지상파 동시간대 뉴스의 시청률을 앞지르며 전체 2위, 종편 1위의 뉴스 프로그램으로 진일보하게 됐다.
사람들은 그가 진행하는 뉴스에 진정성이라는 미덕이 있다고 얘기한다. 차분한 어조와 절제된 화법으로 이뤄진 그의 뉴스는 빠르고 강력한 스피치로 구성된 타 방송사의 뉴스와 구별을 이루며 시청자 스스로 뉴스의 진실과 본질을 판단하게 하는 배려가 담겨 있다.

최근 그는 TV조선 보도국의 본부장으로 승진을 했다. 항공모함 규모의 지상파에서 이지스함 크기의 종편에 뛰어들며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기동력과 집중력이 탑재된 뉴스팀을 만들어내며 우리 사회에 가장 영향력 있는 뉴스를 양산해 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뉴스가 100% 옳은 것이 아니며 자신의 비평과 관점도 절대적일 수 없음을 시인한다. 더욱이 대안이 없는 비판과 지적에 불과한 뉴스만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그래도 그의 뉴스 덕분에 우리 사회의 병폐와 부조리가 공개되며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게 아닌가.

wellbeing_202102_10_2.jpg

차분한 어조와 화법, 진정성 돋보여

그가 뉴스에 진정성을 담는 내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에 대한 동경을 기반으로 일선 파출소에서부터 상층부의 청와대를 드나들며 간파한 한국 사회의 병리와 가능성에 대한 통찰에 기인한다. 더욱이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의 70%만을 얘기하는 것이 가장 유능한 앵커의 소양이라고 믿는다. 스토리텔러보다 더 많은 사건과 관점을 갖고 있지만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의 절반만을 얘기할 때 가장 뉴스다운 뉴스가 되는 것이며 그런 뉴스를 전할 줄 아는 앵커만이 오래도록 존재할 수 있는 것을 몸소 증명해 가고 있다.
매일 정해진 시각에 뉴스를 진행하는 생활을 30년째 해오고 있다. 그 부담을 어떻게 해결하나.
“아무리 아파도, 술을 많이 마셨어도 뉴스 진행을 거를 수는 없다. 매우 기계적인 생활 패턴이지만 늘 긴장을 요하는 탓에 싫증을 느낄 겨를도 없다. 하지만 긴장은 많은 에너지 소비를 가져오고 늘 번아웃을 경계할 만큼 지쳐 있는 게 사실이다. 쉼을 위해 길게 휴가를 낼 형편은 더더욱 안 돼서 주 5일의 스케줄과 루틴을 유지하며 활력을 얻는 방안을 찾곤 한다. 매일 피트니스센터에서 1시간씩 운동을 한다거나 사무실 한쪽의 안마의자에서 20분 정도 눈을 감고 있는 등의 짧은 재충전을 갖곤 한다. 얼굴에 피로가 쌓이면 나보다 시청자가 먼저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SBS와 TV조선에서의 뉴스 진행, 어떤 차이가 있나.
“지상파와 종편 뉴스 둘 다 어떤 현상과 사건에 대한 문제 제기, 그리고 공공성에 주력하는 점엔 차이가 없다. 언론인으로서의 소신을 밝히고 추구하는 점도 동일하다. 하지만 종편의 뉴스엔 좀 더 우리의 생각을 드러내는 차별성이 존재한다. 더 자유롭게 뉴스를 진행하는 점은 흥미롭지만 선을 넘거나 편향적인 보도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wellbeing_202102_10_3.jpg

어떤 성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
“날을 세우거나 서두르지 않는 느긋한 편에 속했다. 우유부단하단 얘길 들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방송을 하면서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어떤 사안을 어떻게 가져갈지 재단을 하고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나와 팀 전체가 혼선에 빠지는 경우를 경험하게 되면서 지금은 되새길 겨를 없이 보고 듣는 즉시 ‘Go’와 ‘Stop’을 정하는 좀 급한 성격이 돼버렸다.”
어제저녁 자신이 진행한 뉴스를 볼 땐 어떤 생각이 드나.
“확신의 힘을 좀 더 빼고 단어 수도 줄여서 뉴스의 행간에 여백을 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끔 아내도 그런 조언을 한다. 자기감정에 도취해서 또는 가설에 불과한 부정확한 사실을 전부인 양 과장하는 게 불편하다고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내의 컴플레인은 대부분 맞다. 자신 없는 것을 잘 아는 척하거나 확신에 들떠 교만을 부리는 순간을 아내는 여지없이 찾아내곤 한다. 뉴스 진행이란 곧 절제란 걸 아내에게서 배운다.”
올해로 만 56세, 갱년기가 도전해 오는 시기다.
“눈코 뜰 새 없이 너무 바빠서 그런지 갱년기라고 할 만한 증상은 느끼지 못한다. 점점 힘이 빠져 나간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하지만 뉴스를 끝내고 늦은 밤 방송국을 빠져나올 때면 허탈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혼신을 다해 일해 왔지만 언젠가는 뉴스룸에서 떠나야 할 때가 오겠지! 그땐 허전해서 어떻게 할까! 내 자존심인 이 일을 내려놓게 되면 그땐 무엇으로 내 삶을 증명할 수 있을까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게 갱년기 증상이 아닐까 싶다.”

그런 우울한 생각을 떨쳐낼 유쾌한 일은 없나.
“점심 식사가 내 생활의 기쁨이다. 유별난 미식가는 아니지만 불고기, 쌈밥, 어복쟁반, 등심구이 등 스태미나를 장착할 수 있는 고기가 차려진 밥상을 유독 좋아한다. 취재와 마감 시한에 쫓겨 책상에서 김밥과 컵라면으로 때우는 보도국 기자들과 잠시의 여유를 느끼는 것도 즐겁고 오랜만에 얼굴을 대하는 전 직장의 동료, 반가운 옛 친구와 함께하는 점심 밥상의 풍성함은 큰 위안이 되곤 한다.”

자신의 뉴스를 접한 시청자들이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길 원하나.
“뉴스를 잘 보고 있다며 반가이 인사를 하시면서도 뉴스 보기가 점점 싫다는 얘기를 꺼내곤 하신다. 왜 그렇지 않겠나. 기득권 세력의 불법 행각과 납득할 수 없는 부정행위,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의 참혹한 사건을 전하면서 나도 가끔씩 화가 치밀어 흥분을 하게 되는데…, 뉴스가 드라마처럼 시청자들께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가 제기한 문제를 통해 우리 사회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그것을 개선하는 일에 매진한다면 세상은 좀 더 살 만한 곳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시청자들도 그렇게 여겨주길 바란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1년 02월호
이번달 전체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