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② 강주은

오늘도 그녀의 목소리가 즐거운 이유? 행복을 좇는 여자 강주은

글 : 이일섭 조선뉴스프레스 기자  |   글 : 양수열

강주은과 이야기를 해보거나 그녀의 방송을 보면서 깨닫는 사실은 우리가 그 시간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는 참 대단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28년 전 최민수도 그녀의 이런 기운에 매료돼 첫 대면의 순간에 청혼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부드럽고 분명하며 또 많은 생각과 느낌을 갖게 하는 다정한 강주은과의 즐거운 만남.

가장 세련된 라이프스타일러

 

지적이고 우아하지만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강주은은 주변을 편안하게 하면서도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부각시키는 묘한 힘을 갖고 있다. 슈트를 날렵하게 입은 근사한 커리어우먼이지만 회의실보단 주방에서 국수를 끓일 때가 더 싱그러워 보이는 그녀는 영락없는 살림꾼이다. 실제로 그녀가 일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은 냄비와 프라이팬이다. 셔츠와 레깅스 차림으로 대구튀김을 하고 루콜라 샐러드를 만들 때가 가장 보람되고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순간이라 여긴다.

 

이런 모습 뒤로 꾸준하게 생산적인 일을 해나가야 한다는 소박한 야망도 있다. 서울외국인학교의 대외이사와 부총감이라는 직책에 이어 그녀가 열중하고 있는 일은 CJ온스타일 채널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강주은의 굿라이프>를 통해 쇼핑호스트 4년 차를 맞고 있는 그녀는 이제 많은 시청자가 신뢰하는 세련된 라이프스타일러로 부상했다. 특별한 살림 솜씨를 갖고 있는 것도 격식 있는 요리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10여 년 전업주부 시절의 경험과 두 아이를 키우면서 체득한 생활의 지혜가 ‘완판사례’를 만들어내며 그녀의 특별함을 입증해 내곤 한다.  

 

28년 전 배우 최민수의 아내가 되면서 자연스레 공인의 위치에 서게 됐지만 그녀만큼 스타와의 결혼 생활을 잘 이끌어낸 평민 출신의 셀러브리티는 없지 않나 싶다. 티아라를 쓴 미스캐나다 출신인 만큼 평민이란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녀는 이 ‘평민’ ‘일반인’이라는 단어에 모종의 애착을 느끼곤 한다. 당대 최고의 미인과 결혼할 수 있는 매력남 최민수가 일반인에 해당하는 강주은에게 반한 이유가 뭐냐는 대중의 반응에 상처를 받았지만 그녀는 이런 방향을 설정하며 마음을 가다듬곤 했다. 자신이 남편 옆에 있는 미운 오리라면 언젠가 아름다운 백조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이다. 그녀만의 진심과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면서 모두의 판단이 섣부른 것임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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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J온스타일 채널의 메인 프로그램인 <강주은의 굿라이프> 포스터 앞에서. 2 금요일은 내일 방송에 대한 고민 때문에 늘 마음이 무겁다. 제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비롯해 MD가 강조했던 포인트, 담당PD의 방향, 그리고 고객의 취향에 이르기까지 그 많은 견해를 빠짐없이 아우르느라 가장 바쁜 하루가 되곤 한다. 3 할리데이비슨 아이언 모델을 타고 바람 속을 달리는 것은 요리를 하는 것보다 더 신나는 일이다.

 

터프가이의 신데렐라에서 민수의 엄마가 되기까지 

 

지난여름 그녀는 아주 의미 있고 고무적인 소식을 회계사로부터 전해 듣게 됐다. 그녀의 납세 규모가 남편을 앞서게 됐다는 것이다. 스타 남편의 품에 안긴 신데렐라가 아니라 터프가이 최민수를 케어하는 아내, 일하는 아내로 살아온 자신의 모습이 경탄스러웠다. 크고 작은 배신과 위약을 당해도 응징과 원망 대신 용서와 화해로 일관하는 남편의 해맑음이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순수를 지켜줄 수 있는 건 자신뿐이라는 결심을 하며 그녀의 사랑은 더욱 크고 담대해져 갔다. 

 

미스코리아 본선 무대에서 첫 대면을 한 지 3시간 만에 결혼을 하자고 매달리는 이 남자를 좀체 이해할 수 없었고 자신의 차분한 목소리 하나에 구애를 결심했다는 남편이 종내 미덥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 청혼을 수락하고 말았다. 저 남자 도대체 무얼 믿고 내게 모든 걸 거는 걸까? 그 이유가 뭐지 하면서 결혼식장엘 들어섰는데 30년에서 조금 모자란 시간을 함께한 지금도 그 무얼까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때 그녀는 173㎝의 큰 키를 좀 더 크게 보이게 하는 단단한 힐을 선호했지만 52세가 되면서 그녀의 구두에 대한 열망은 나이키 에어포스의 편안함 쪽으로 옮겨 갔다. 탄력 있는 흰 운동화를 신고 그녀는 오늘도 용산가족공원을 뛰거나 한강 주변을 내달린다. 근육통과 결림 탓에 달리는 시간보다 스트레칭과 쿨다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그녀의 스포티한 생활상은 우리에게 좋은 지침이 되곤 한다. 

 

강주은의 마음은 여전히 스무 살에 머물고 있다.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나이를 직시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여전히 젊음을 간직하고 있는 표정을 거울에 비춰보며 자신의 생기를 확인하곤 한다. 그런데 이게 무언가. 웃을 때면 더 도드라지는 주름과 윤기가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는 칙칙함.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다. 얼마간 주저하고 부끄러워하며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공유하는 순간 사람 사이엔 더 큰 친밀감과 애정이 솟아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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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과 스케줄이 너무 많을 땐 어떻게 대응하나.

“처음 대면하는 사람, 좀 신경질적인 사람, 트러블을 만들어낼 것 같은 사람을 대하는 일에 나 또한 익숙한 편이 못 된다. 하지만 어느 누구와도 컬래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연습을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지금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이 무언지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그것이 진짜로 불편한 것인지, 아니면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는 하중인지를 측정하면 이내 해결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불편한 마음은 좀 내려놓고 좀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지금에 집중하는 것이다.”     


<강주은의 굿라이프>를 4년째 진행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무언가.

“내 이름의 쇼여서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게 아니란 걸 알았다. 내 말이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훨씬 더 많다. 처음엔 내가 이 일에 실패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실패감이 실은 보물이란 걸 깨닫게 됐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일을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힘겨운 순간을 견디는 것은 인생에 큰 보탬을 가져다준다. 홈쇼핑 입문보다 더 무모한 일도 있었다. 바로 남편과 결혼한 일이다. 서른 살, 마흔 살 무렵의 내 판단 기준으론 명백한 실수였다. 너무 많은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으니까. 하지만 그 또한 오늘에 이르러서는 내게 꼭 맞는 보물이 됐다.” 

 

쇼핑호스트로, 방송인으로 더 유명해지고 싶나.

“그렇지는 않다. 다만 이 상황 속에서 내가 어떻게 활용될까? 그 점을 늘 생각한다. 남편과 결혼을 했을 때 사람들은 나를 부러워 죽겠다는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나는 오랜 시간을 무용지물로 지내야 했다. 그때부터 이 한국 사회에서 나눌 만한 나만의 재료가 뭐가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건 살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기도 했지만 그로 인해 나는 최민수의 아내에서 유능한 강주은이라는 내 레테르를 찾을 수 있게 됐다. 물론 여전히 부족하지만 사람들에게 색다르면서도 더 도움이 될 만한 게 무얼까를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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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최민수의 영향력을 어디에서 발견하곤 하나.

“미디어에선 나를 터프가이 최민수를 완벽하게 커버하는 여장부로 만들곤 하지만 사실 그건 어림없는 설정이다. 남편의 강한 이미지에 맞추느라 더 여성스러워졌으며 심지어 목소리 톤까지 더 나긋해졌다. 거기에 아들 둘까지 더해져서 세상에 이처럼 부드러운 여자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더 페미닌해졌다. 남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살면 씩씩한 여군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는 그 반대가 됐다. 색깔도 핑크 계열을 더 고집하게 됐고 관심을 두지 않던 액세서리에도 손이 가게 됐다. 더 거칠어져서는 안 된다는 내 본능이 작동한 게 아닌가 싶다.”  


남편 최민수와 어떤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나. 

“남편은 아주 섬세한 내면을 갖고 있다. 단순한 일이라 해도 세밀하게 분리해서 밀도감 있게 물어보는 편이다. 열이 난다고 하면 아주 뜨거운 열이야? 견딜 만한 열이야? 열 때문에 어디 불편한 데가 더 있는 건 아니야? 어지럽진 않아? 해열제를 가져다줄까? 지금 뭐 먹고 싶은 건 없어? 새콤한 과일이 좋을까? 고소한 견과류는 어때? 하면서 오버의 오버를 반복한다. 그게 관심이고 또 사랑이니까 말이다. 그로 인해 해야 할 일이 많고 더 바빠지더라도 그냥 넘겨버리고 싶진 않다. 남편이 내 관심과 노력에 만족해하고 편안해한다면 내 가슴은 더 꽉 차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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