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돈은 넘치는데, 투자해도 될까요?” 과열된 증시 시장에 여유 자금 몰려… 개미는 해외투자펀드에도 주목

글 : 이다비 조선일보 기자  |   사진 : 조선일보DB

한때 코스피지수가 2,418선을 넘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1,400선까지 급락했던 지수가 2018년 증시 호황기 수준까지 올라선 셈이다.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까지 맞물려 개인 투자자의 갈 곳 잃은 돈이 몰리면서 증시는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지만 저평가된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본문이미지
최근 증시 자금은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 정책이 맞물려 계속 불어나고 있다. 주식을 사기 위한 개인 투자자의 대기자금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이어가면서 부동산 시장을 맴돌던 자금이 증시로 넘어오는 자금 이동이 계속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저금리와 통화완화정책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투자처를 잃은 돈이 단기간 좋은 성적을 내는 증시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저금리·부동산 규제로 자금 넘쳐흘러

투자자예탁금은 50조 원 안팎으로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이다. 8월 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0조3,546억 원이었다. 올해 초(29조8,599억 원)와 비교하면 68.63%나 급증한 수치다. 증시 활황이었던 2017~2018년에도 예탁금은 23조~30조 원에 그쳤다. 8월 2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2조6,393억 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에 ‘집을 내놨는데, 집 판 돈으로 어느 주식에 들어가면 좋겠느냐’는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물 경제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가운데 증시만 오르자 과열이 우려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풍부한 개인 유동성이 여전히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 증시의 추가 상승세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오는 11월에 미국 대선과 아직 해소되지 않은 코로나19 여파, 미·중 갈등 잔존 등으로 조정을 받거나 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성장주, 수출 대형주 등을 골라 담고 틈틈이 차익실현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2,400까지 올랐었다”며 “미국 대선 전까지 미국에서 경기부양책이 계속 나오고 저금리 기조가 계속된 것이 이유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 실적도 양호하게 나온 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어 “성장주 위주로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지난 6월에 잠깐 올랐다가 조정이 있었다. 최근 한국 기업들 실적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한 만큼, 지금은 상승 랠리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미 대선 등으로 오는 4분기와 내년 1분기는 다시 쉬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센터장은 “지수에 연연하기보다 ‘무엇을 사느냐’에 집중해야 한다”며 “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자동차와 IT(정보기술) 업종의 수출 대형주, 소재주 등을 주목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유동성에 기반해서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코로나 사태 재확산 등 계속 상승하기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지난 3월처럼 급락세로 돌아서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조건 매수하기보다 차익실현을 염두에 두는 박스권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

본문이미지
해외주식 투자 개미들, 펀드로도 몰린다

한편 급락했던 글로벌 증시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선 가운데, 해외주식 직구족(族)이 되지 못한 ‘개미(개인 투자자들)’들이 해외투자펀드에 몰리고 있다. 8월 5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펀드 중에서 해외주식형펀드에 최근 일주일간 542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5월에만 1조2,108억 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비된다.

해외대체펀드도 5월 1조891억 원이 빠져나갔지만 8월 들어 932억 원이 유입됐다. 해외혼합형펀드는 5월 2,624억 원이 유출됐지만 8월 들어 200억 원만 빠져나가면서 자금 유출폭을 줄였다.

특히 KB자산운용의 ‘KB통중국4차산업펀드’는 최근 설정액 1,000억 원을 넘기도 했다. 이 펀드에는 올해 들어 설정액이 800억 원 넘게 유입됐고 8월을 전후해 400억 원 넘게 들어왔다. 이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23.7%로 중국 펀드 평균 수익률인 14.5%을 웃돌았다. 이 펀드는 지난 6월 말 기준 텐센트(9.1%)·알리바바(7.0%) 등 글로벌 기업과 TSMC (6.3%)·써니옵티컬(4.3%) 등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해외투자펀드 순자산총액과 수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공·사모를 합친 해외투자펀드 순자산총액은 199조7,9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34조656억 원보다 22.22% 늘어난 것이다. 공·사모를 합친 해외투자펀드 개수도 지난해 7월 말 4,553개에서 올해 7월 말 4,676개로 123개 증가했다. 2년 전인 2018년 7월 말 3,512개와 비교하면 1,160여 개나 늘었다.

이런 해외투자펀드 인기는 해외주식투자 열풍이 이끌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비롯한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주식 주가가 무섭게 오르자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매수에 열을 올렸다. 테슬라는 올 6개월 동안 270% 급등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주식 투자가 크게 늘었는데, 직접 투자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개인 투자자는 해외펀드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도 “글로벌 증시가 막대한 유동성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해외를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미국 펀드는 워낙 인기가 많고 중국도 인기가 많다. 헤알화 가치가 오르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브라질 펀드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본문이미지
해외펀드 투자 상품 속속 출시

자산운용사는 이 시기를 틈 타 늘어나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KB자산운용은 7월 13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데이터센터·IT인프라 지수를 추종하는 ‘KB미국 데이터센터 인프라리츠 인덱스펀드’를 새로 선보였다. 7월 27일에는 세계 각국의 유명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이언트 플랫폼 펀드’도 출시했다. 또 AB자산운용은 국내에 팔린 북미 펀드 중에 순자산이 1조 원이 넘은 ‘미국 그로스 펀드’ 환노출형 상품을 새로 내놨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 카카오톡
  •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0년 09월호
    이번달 전체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