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별 인터뷰

금·은·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트로트 레이디

글 : 이일섭 조선뉴스프레스 기자  |   사진 : 양수열

주변에서 “은별이 노래 들어보셨어요”로 인사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정읍 구절초 축제’를 시작으로 ‘아산 국화 축제’에 이르기까지 본격적인 지역 행사가 이어지면서 가수 금은별의 노래가 더 많이 회자되고 있다. 경쾌한 스윙 ‘노크해 주세요’와 정통 엘레지 ‘그때는’으로 솔로 전향과 함께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그녀의 음악세계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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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하고 부드러운 별빛

 

가수 금은별을 보고 있으면 흐리고 가는 연필로 그려진 단아한 선을 떠올리게 된다. 목 부분 어디에서 선이 끊어지고 허리 아래에서 다시 끊어진, 그러나 자세히 보면 끊어진 것이 아니라 연필선이 너무 흐리고 가늘어서 안 보였을 뿐 분명하게 이어져 있는, 희미하지만 부드러운 선의 존재를 느끼게 한다. 오랜 시간 노래를 불러왔지만 이제야 그녀의 노래가 좋다는 걸 알게 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최근 트로트 걸그룹 ‘비비추’에서 솔로로 전향하며 탁월한 가창력을 인정받게 된 그녀는 경쾌한 스윙 ‘노크해 주세요’와 정통 슬로 리듬의 ‘그때는’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최근의 ‘트로트 열풍’이 낳은 또 다른 대어로 분류되고 있다. 팬데믹으로 자취를 감췄던 지역 축제와 행사 무대가 다시금 활기를 띠게 되면서 그녀의 재능은 더욱 확실하게 드러났고 곳곳에서 ‘트로트 레이디’로 불리며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더구나 그녀는 거듭되는 열창에도 목이 잠기지 않는 막강한 성대를 갖고 있는데 그 연유가 죽염 덕분이라고 얘기한다. 9회죽염을 삼키고 부른 리드미컬하고 다이내믹한 그녀의 노래엔 특별한 감흥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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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세로 높은 음을 전하는 가수   

 

그녀는 노래를 잘 부르는 것 이상으로 관객과 얘기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무대와 객석이라는 제한된 공간과 한정된 시간에서 충분한 교감이 이뤄지긴 불가능하지만 자신의 에너지와 열정을 전해 그들의 마음을 열고 다가가고자 애를 쓴다.

 

“오늘은 은별이가 여러분께서 찬바람에도 춥지 않게 더 신나게 노래 불러드릴게요.”

 

“저 은별이를 잘 모르시겠다고요? <미스트롯>에서 절 보신 적이 없으시다고요. 맞아요! 본선 1차에서 일찌감치 탈락했으니까요! 하지만 <히든 싱어> ‘김완선 편’에서 준우승을 했는데… 그래도 기억 못 하시면 그날 결선에서 불렀던 ‘리듬 속의 그 춤을’을 더 열광적으로 불러볼게요”라며 가장 낮은 자세로 가장 높은 음을 펼쳐 보인다. 관객도 그녀의 진솔함과 재능을 순식간에 느꼈음인지 이전에 없던 박수와 함성을 쏟아내며 그녀의 열창에 환호한다. 그녀가 그토록 중시하는 사람들과의 교감이 이런 것이란 걸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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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녀는 ‘콘서트-변천사’의 게스트 가수로도 유명하다. 변진섭의 신곡 ‘사랑은 노력’을 듀엣으로 부르며 부드러운 발라드 음색을 선보이기도 한다. 2 전통시장은 그녀의 또 다른 무대다. 소란하고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팬들을 만나는 게 언제나 즐겁다. 개그맨 정범균과 함께 군포역전시장에서 한 컷. 3 어깨에 퍼프 처리가 된 옷을 유독 좋아하는 그녀. 좁은 어깨를 커버함과 동시에 양어깨를 보듬어주는 퍼프에 편안함을 느껴 즐겨 입곤 한다.

 

 

선한 영향력을 지닌 가수

 

너무 발랄해서 외로움을 전혀 느낄 것 같지 않지만 서른여섯 살이 되도록 애인 하나 없이 지내는 그녀에게 삶은 가끔씩 공허한 시간이 되곤 한다. 단풍나무와 전나무의 피톤치드가 절정을 이루는 평창 가을 축제엘 가도 호젓하기가 그지없다는 월정사 길은 스케줄에 밀려 생각으로만 산책하고, 여수 갓김치 축제 무대에서도 매년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정작 금오도를 바라볼 수 있는 돌산엔 올라가 본 적이 없다. 명망 높은 예향과 유서 깊은 지역을 수없이 다녀도 노래 한 소절, 멜로디 몇 마디를 부르고는 다음 일정을 위해 바로 떠나야 하는 일은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곤 한다. 

 

금은별은 이런 외로움을 자전거 타기로 달래곤 한다.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선 피나넬로와 비앙키 같은 날렵하고 번쩍이는 장비가 필요할 것 같은데 소탈한 그녀답게 늘 ‘따릉이’를 애용하고 있다고. 노래 외엔 갖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그녀지만 스케줄대로만 벤을 모는 매니저를 대신해 자신이 직접 핸들링하고 페달 밟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진다. 그러나 그녀는 아주 큰 야심을 갖고 있다. 금은별이란 이름처럼 자신의 존재가 세상을 반짝반짝 비추는 시대가 오길 고대하며 무엇보다 그 환한 영향력이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외로운 이들에게 전해져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미자와 주현미처럼 우리 사회를 환하게 비추는 선한 영향력을 지닌 가수가 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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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별이란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솔로로 전향하면서 발표한 ‘노크해 주세요’의 작사가 김정배 선생께서 지어주신 이름인데요, 트로트풍이 강해서 처음엔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본명인 김은영으론 거친 연예 정글에서 생존할 수 없을 것 같아 받아들이게 됐어요. 셋이서 불렀던 노래를 혼자서 감당해야 했고 그래서 좀 더 강하고 특별한 게 있어야 했으니까요. ‘금’은 ‘김’과 발음은 다르지만 한자는 같고 두 번째 음절 ‘은’은 동일하게 쓰고 있고 마지막 ‘영’만 ‘별’로 바뀐 거니까 실제론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셈이죠.”   


자기 자신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인가요.

“미간을 자주 찡그리는 편인데 모니터를 하다 보면 그 모습이 좀 거슬려서 미간엔 제발 힘을 주지 말아야지 하는데 오랜 습관이라 개선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주변에선 거기에서 노래가 나오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데 가수가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건 좋지 않으니까요.”  


오늘 아침 문득 든 생각에 대해 들려주세요.

“집에서 죽염을 갖고 오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곧 리허설이 시작되고 이어 본 공연이 이어져서 좀 걱정은 되지만 간밤에 죽염 몇 알을 물고 잠을 자서 아직은 짠 기운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죽염을 먹으면 칼칼했던 목이 편안해지며 무엇보다 고음부에서도 음정이 떨어지지 않아 절대적인 믿음을 갖게 됐어요.”


힘든 무대가 많았나요.

“프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관객을 즐겁게 해드려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앞 순서를 엄청난 인기 스타가 쓸고 지나가면 제가 비집고 들어갈 데가 없어요. 객석의 관객 모두가 그 스타의 사인을 받으러 주차장으로 뛰어가시거든요. 더구나 막 무대로 들어서는데 비라도 내리면 객석은 순식간에 텅 비게 되죠. 하지만 제 역할은 그분들을 붙잡아서라도 못 가시게 해야 하잖아요. “가시면 안 돼요!” 하는 제 외침을 절실하다고 느끼셨는지 그날 열 분이 우산을 쓰신 채 제 노래를 끝까지 들어주셨어요. 그 응원에 탄복해서 제 가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열창을 쏟아내며 열한 명이 정말 흥겨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평생 잊을 수 없는 고맙고 찡한 순간이었죠.”


이번 가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언가요.

“축제와 행사가 많아 스케줄이 많아졌다는 점을 꼽겠어요. 방송도 중요하지만 트로트 가수에겐 행사 개런티가 아주 중요하거든요. 물론 아직은 좀 미약한 수준의 개런티지만 행사가 전혀 없던 지난 2년여를 생각하면 너무나 감사해야 할 일이고, 그사이 저를 좋아하시는 분과 팬 여러분이 생겨서 전통시장 한 귀퉁이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도 아주 신나게 노래하고 춤도 추죠.” 

 

어떤 삶을 추구하고 계세요?

“침대에 누워서 늘 행복해 보이는 인스타그램 속 타인의 모습을 선망하기 보단 자전거를 타고 뚝섬길을 달려 서울 서쪽을 향해 질주하고 싶어요. 저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고민에 빠진 친구에게 설득력 있는 해답을 들려줄 수 있는 사람. 하지만 모두가 아는 사실을 저만 몰라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을 하는 허당기 가득한 모습이 제 실제 모습이죠.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지식과 지혜를 쌓는 게 좋은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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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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