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 안성훈

몸도 영혼도 노래도 모두 건강한 미스터트롯의 새로운 가신(歌神)

글 : 최보윤 조선일보 문화부 차장  |   취재 협조 : TV조선

감미로우면서도 파워풀한 목소리로 <미스터트롯2> 진(眞)의 영예에 올라선 안성훈이 ‘잠깐이라도’와 ‘은인(恩人)’의 히트로 더욱 거대해진 스타덤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명 ‘완성훈’식 창법으로 모든 멜로디와 리듬을 ‘안성맞춤’의 노래로 불러내는 그는 송가인과 임영웅을 잇는 진의 정통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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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성훈이 형이요. 노래 정말 되게 잘하시잖아요.” “저도 성훈이 형이요. (박)지현이 형도 성훈이 형이랑 제일 친해지고 싶다고 했어요.” 이어 안성훈 옆에 있던 박지현이 “진은 무조건 성훈 형님이 해야 한다”며 시선을 그에게 돌린다.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이란다.



톱10 멤버가 뽑은 진정한 진(眞)


지난 3월,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2> 진·선·미가 결정되기 전 톱10과의 인터뷰에서 ‘원픽이 누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 멤버들이 들려준 답변이다.


안성훈, 안성훈, 안성훈…. 마치 돌림노래 같았다. <미스터트롯2>의 최종 영예인 진(眞)의 왕관을 쓰기도 전인데, 동료들의 마음속엔 화려한 면류관을 쓴 안성훈의 모습이 들어와 있는 듯했다. 


톱10 멤버들 사이에선 이미 ‘어결안’, 어차피 결론은 안성훈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노래’라면 어디 내놔도 자신 있을 그들이 ‘노래 잘한다’고 말하는 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3월 16일 최종 결승을 통해 <미스터트롯2> 진으로 발탁된 안성훈. 그는 실시간 문자 투표 211만여 표 중 27.55%인 58만3,900표를 차지하며 1위의 권좌에 올라섰다. 전체 4분의 1이 넘는 시청자가 안성훈을 지지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와 있던 가수다. 지난 2011년 KBS <전국노래자랑> 강원도 원주시편 최우수상을 받은 뒤 2012년 트로트곡 ‘오래오래’로 데뷔했다. 오늘의 창대한 영광을 만들기 위함인지 그의 데뷔 즈음은 우여곡절로 뒤엉켜야 했다. 그에게 가장 큰 좌절감을 가져다준 것은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데뷔 1년 반 만에 가수 인생을 접어야 하는 사건이었다. 이후 그는 7년간이나 노래와 떨어져 지내야 했다. 호텔관광학부를 졸업한 경력을 살려 리조트에서 일도 하고, 카페를 차려 붕어빵과 만쥬를 직접 구워 팔았으며, 일용직 아르바이트도 마다 않는 철저한 생활인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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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10’ 레이스에서 3번으로 경연하던 무렵의 모습. 식은땀을 흘릴 만큼의 긴장감을 어려움으로 꼽곤 했지만 정작 TV 화면 속 그의 눈망울은 빛으로 가득했고 시원스러운 입매에선 달콤한 미소가 발산했다.

 

우리를 ‘살게 한’ 사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트로트라고 생각했는데, 못 하게 되니까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뭐라도 하면서 살아야 했기에 없는 재능으로 어떡하든 견뎌야 했어요.”


좋아하는 노래였지만, 다시 마이크를 잡는 게 두렵기만 했다. 그는 “무대 오르기 전에 느끼는 긴장감이 주변을 불안하게 할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나친 우려일 뿐이었다. 흔들리는 눈빛도 잡아내는 게 카메라인데, 안성훈의 이야기대로라면 방송 카메라가 안성훈과 사랑에 빠졌음이 틀림없다. 시청자들에게 송출되는 화면 속 안성훈의 눈망울은 물기를 머금은 듯 부드럽고, 물줄기처럼 시원한 입매는 달콤한 미소까지 발산하며 팬들의 마음을 유영했다.  


언제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무대에 올랐기 때문일까. 참아낸 시간과 이겨낸 세월이 빚어낸 그의 목소리는 신산한 삶을 살아낸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동반자가 돼주었다. 경연 중 그가 부른 ‘돌릴 수 없는 세월’은 예전 기억 속, 혹은 먼저 떠난, 아니면 지금 내 곁의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며 안성훈의 이름 세 글자를 팬들의 마음에 깊게 새기게 했다. 


‘때론 속고 속는데도 떠나지 않은 사람 / 철없던 날 나를 만나 속 많이 썩은 사람 / 그 모두가 날 떠나도 믿어준 단 한 사람 / 당신이 나를 살게 한 사람이요  


경연 레이스를 승자로 이끌게 한 이 노래의 가사처럼 안성훈에게 팬이란, 또 팬들에게 안성훈이란 이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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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2> 톱7 안성훈, 박지현, 나상도, 진해성, 최수호, 박성온, 진욱에 이어 김용필, 송민준, 윤준협이 가세한 ‘미스터트롯2-드림팀’이 콘서트에 선보일 안무 연습 중 포즈를 취했다.

 

모든 걸 ‘싹가능’하게 만드는 능력자


“선배이자 형이자 동료로서 우리의 신인들, 지현이 수호 진욱이 등 모든 친구들이 정말 예뻐요. 저희 이렇게 여기까지 함께 왔잖아요. 같이 즐거워하고 고민하고, 이 친구들이 있었기에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었고요. 경쟁 상대가 아니거든요. 동생들이 더 우리보다 빨리 잘 커서 형들을 좀 끌어줬으면 좋겠어요.”


경연을 치르며 ‘쌈닭’이라는 별칭이 붙긴 했지만, 전적으로 ‘예능 네임’이다. 무대 밖에선 아마 가장 쌈닭과 거리가 먼 사람 중 하나일 것이다. MBTI는 ESFJ로 다정다감하고 배려심이 깊다, 상대의 장점을 먼저 보고 동료를 치켜세우며 작은 일에도 고마워 할 줄 알고, 의리를 지킨다. 


그의 히트곡 ‘싹가능’은 이 모든 어려운 것을 하나둘씩 풀어가며 가능케 한 안성훈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진이자, 형님이자 리더로 ‘해결사’ 역할을 도맡다 보니, ‘안성훈 바라기’를 자처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어리고 순하게만 보이는 외모지만 안성훈을 더욱 안성훈답게 만드는 요인은 건강함에 있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은 덕에 쉽게 지치지 않는 강한 체력을 갖고 있다. 검도 3단의 검증된 실력. 언뜻 왜소해 보이지만 탄탄한 잔근육은 동료들도 놀랄 지경이다. 체력은 그를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경연 속에서 버티게 하는 또 다른 무기였다. 

 

잘 단련된 정신력 또한 그를 당할 자가 없었다. 설움을 반찬 삼아 시련을 밥 먹듯 했던 무명 시절의  기억은 그를 정신적으로 강하고 성숙하게 했다. 팬들이 붙여준 ‘완성훈’이라는 애칭은 단단한 그의 내면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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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현장의 스태프들은 함께 일하고 싶은 스타 1순위로 안성훈을 꼽곤 한다. 상대를 우선하는 배려심과 착한 심성도 그만이지만 프로그램의 매력을 상승시키는 그의 집중력과 내공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안성훈의 시절이 왔다


그는 자신의 내공 절반은 힘든 시절 응원해 준 동료와 선후배들의 진심 어린 응원과 격려로 이뤄진 것이라고 얘기한다. “오늘은 무대에 서지 못했지만 훗날 성공해서 꼭 함께 노래 부르자”고 약속했던 송가인은 그에게 다시 노래할 것을 거듭 권유하고 자극했던 진정한 친구이자 경쟁자다. 결국 <미스트롯> 원년의 진과 <미스터트롯2>의 진으로 다시 만나 흥겨운 무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무명 시절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서로의 메이크업을 고쳐주느라 웃고 울고 했던 진해성 역시 그를 일으키고 지켜내는 든든한 어깨다.


그의 정신적 건강함은 최근 유머 감각으로 승화했다. ‘모태솔로’라는 동료의 ‘폭로(?)’에 “난 복잡한 사람”이라며 ‘정색 반 너스레 반’으로 보는 이를 웃게 한다. 동료들의 놀림을 유연하게 즐기고 기술적으로 피해내는 예능적 여유도 생겼다. 본래 강한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스터트롯2> 마스터 김연자는 안성훈의 가창력과 무대 매너에 대해 “모든 면에서 퍼펙트했다”고 평한 바 있다. “데뷔한 지 오래된 데다, 공백기도 길어 스타성이 떨어졌을 수 있고, 재도전이라 신선함 면에서도 충족되기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난항을 삼켜버리며 1등이 된 건 탁월한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무엇보다 스타가 돼도 초심의 자리에서 초심의 마음가짐으로 노래를 부를 것 같아 믿음이 간다”고 그를 인정했다. 어려운 시절을 잊지 않고, 그래서 주변 상황에 숙일 줄 알며, 베풀고 함께하는 것을 우선으로 여기는 사람이라는 얘기다.


최근 안성훈은 콘서트 실황 중 상체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무대를 내려와야 했다. 팬들과 함께 그를 곁에서 보살피고 응원한 건 <미스터트롯2> 동료들이었다. 언제나 자신을 챙겨줬던 ‘큰형’ 안성훈을 향해 동료들은 뜨거운 눈물을 터뜨리며 우정이 가득한 무대를 만들어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염려와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러 가는 안성훈을 부축해 준 것도 <미스터트롯2>의 톱7 형제들이었다. 친형제나 다름없는 동료들의 힘 때문이었을까. 안성훈은 언제 아팠냐는 듯 다시금 일어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그 무연한 미소를 장착하고서 말이다.


삶의 굽이굽이에서 쉬어가더라도 노래로 가는 길을 멈추지 않았던 안성훈. 안성훈은 그런 사람이다. 진심을 꺼내 보여, 더 많은 진심을 이끌어내는 사람. <미스터트롯2> 멤버들이 이구동성으로 전하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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